태영건설 금융채권단 중 증권사는 16곳으로 파악됐다. 금융투자업계는 태영건설 사태로 6천696억원 규모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등 16곳의 증권사가 직접 차입금 채무·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채무 형태로 태영건설에 대규모 익스포저(위험노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알아보면 증권사 16곳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 KB(1천489억원)
- 한국투자(872억원)
- 현대차(785억원)
- 교보(650억원)
- 신한투자(425억원)
- 삼성(400억원)
- 미래에셋(323억원)
- DB(307억원)
- 하나(300억원)
- IBK(300억원)
- BNK(300억원)
- 메리츠(200억원)
- NH투자(175억원)
- 한화투자(130억원)
- 하이투자(20억원)
- 대신(20억원) 등이다.
태영건설의 사채를 가지고 있거나 담보대출을 내준 증권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특수목적회사(SPV)를 통한 PF대출 보증채무의 책임을 지녔다. 개발사업장 부실화 속에서 태영건설이 돈을 갚지 못하면 대신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고금리·공사비 부담으로 다수의 개발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던 태영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전날 오전 워크아웃(기업 구조개선)을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에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단에 속한 증권사도 이때 협의회 의견을 개진할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유, 정상화를 위한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자구계획을 검토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소집 통지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향후 채무를 불이행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전날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일제히 강등했다. 신용등급 'CCC'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은행권은 2금융권과 달리 전체 금액은 크지만 대부분 담보나 보증대출이라 손실 우려가 적어 여유가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은행권 전체 부동산 PF대출의 연체율도 현재 0%로 관리되고 있다. 다른 금융권은 증권사 13.8%, 저축은행·여전사·상호금융 4~5%대, 보험사 1%대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태영건설에 내준 대출액 1600억원 중 PF대출로 나간 1500억원은 100% 주택도시공사 보증 담보 대출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사업장의 분양계약률이 95%, 공정률도 80% 이상이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PF대출도 담보 대출과 분양 완료 사업장에 내준 대출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PF대출은 태영건설 자회사에 대한 대출로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채권자들에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제1차 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했다. 우선 1월 3일 태영건설 경영 상황과 자구계획을 설명하는 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11일 제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 ▲채권행사 유예 및 기간 ▲기업 개선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 ▲PF사업장 관리 기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우려는 덜었으나 부동산 PF 채무가 심상치 않은 만큼 전체 사업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채무를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체 PF사업장별 분양 공정현황, 기성/잔여 공사비 확보 현황 등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 각 사업장별 시공 구조(공동) 등 상황별 시나리오를 예측해 분석하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관계자들과 수시로 협의하고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